[앵커]
Q. 아는기자 아자, 정치부 김민지 기자 나왔습니다. 김 기자, 오늘 헌재가 9:0 '재판관 전원 일치'로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. 민주당은 만장일치 기각까지는 예상을 못했을 것 같아요?
앞서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.
먼저 들어보시죠.
[김승원 / 더불어민주당 의원(오늘, MBC 라디오 '김종배의 시선집중')]
"이번 탄핵에서도 재판관의 어떤 정치적인 성향이 많이 영향을 미치겠구나 (재판관들이) 정말 중대한 법 위반이 있는지 물리적인 쪽으로만 해석한다면 보수적인 분들이 /탄핵 심판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…"
Q. 재판관 정치적 성향에 따라 결론이 난다고 본거죠.
헌법 재판관의 구성을 보면 9명 중 유남석 소장을 비롯한 세 명은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됐습니다.
그리고 김기영 재판관은 민주당이 추천했죠.
모두 4명이 야권 지명 인사인 겁니다.
그럼에도 9명 전원일치 기각 의견을 낸 걸 보면 정치적 성향은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겁니다.
Q. 민주당이 탄핵 이유로 제시한 것들, 헌재가 다 인정하지 않은 걸로 봐야죠.
네.
크게 세 가지였는데요.
민주당은 이 장관이 사전 재난 예방 조치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, 헌재는 재해 예방 노력을 위한 의무를 위반하지 않은 걸로 봤습니다.
민주당은 재난대책본부 가동이 제때 안 되는 등 사후 대응조치 의무도 위반이라고 했지만 헌재는 이것 역시 아니라고 봤습니다.
참사 직후 이 장관이 "인력 배치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"는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헌재는 탄핵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.
결국, 탄핵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 문제를 두고 정치권이 소모적인 정쟁만 벌여온 셈입니다.
[강선우 / 더불어민주당 의원(지난해 11월)]
"행안부장관으로서 / 법적 책임이 있습니까, 없습니까? "
[이상민 / 행정안전부 장관(지난해 11월)]
"법적 책임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"
[강선우 / 더불어민주당 의원(지난해 11월)]
이상민 장관님, 안 들리세요? 들리세요?
[이상민 / 행정안전부 장관(지난해 11월)]
"……"
[강선우 / 더불어민주당 의원(지난해 11월)]
"장관님, 안 들리세요?"
[이상민 / 행정안전부 장관(지난해 11월)]
"그냥 말씀하십시오."
[강선우 / 더불어민주당 의원(지난해 11월)]
"들리세요?"
[이상민 / 행정안전부 장관(지난해 11월)]
"……"
[송언석 / 국민의힘 의원 (지난 2월)]
"더불어민주당은 법리에 맞지도 않는 무리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여…
[현장음]
"사과부터 하세요" "당신이 법관입니까" "창피한 줄 알아야지!"
[송언석 / 국민의힘 의원 (지난 2월)]
"반사."
Q. 피로감만 쌓인 것 같은데요. 행안부 장관도 5개월 넘게 일을 못하지 않았습니까.
정쟁의 시간 동안 행안부 장관의 공백은 167일 간 이어졌죠.
행정안전부 관계자는 "새로운 사업 시작,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조직, 인사 문제가 올스톱 됐다"고 했습니다.
Q. 민주당도 기각이 될 거라는 예상을 못했던 건 아니던데요. 속은 타겠죠.
헌재 재판관 성향을 들어 기각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왔었죠.
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"오늘 헌재의 결정으로 책임질 사람이 사라지고, 책임을 물을 수도 없게 돼 참담한 심정"이라고 했습니다.
헌재 결정에 아쉬움을 남긴 민주당이지만, 만장일치 결론이 나온만큼 무리하게 참사를 정쟁화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.
Q. 오늘 결정이 이상민 장관이 잘했다는 건 또 아니죠.
네. 헌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어 탄핵 사유까지는 아니라는 것일 뿐 책임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.
한 재판관은 별도 의견을 통해 "이 장관의 참사 원인이나 골든타임에 관한 발언 등은 부적절했다"고 지적했습니다.
당내 일각에서는 수해 복구 등 급한 현안이 정리되면 이 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, 이 장관이 물러날 가능성은 없는 걸로 보입니다.
Q. 장관 탄핵에 대한 첫 선고가 나온 셈이죠. 선례가 될 것 같은데요.
민주당이 장관 탄핵을 자주 언급해왔죠.
[김경협 / 더불어민주당 의원 (지난 3월)]
"(박진) 장관의 행위는 헌법 제65조가 규정한 명백한 <탄핵> 사유에 해당한다고 봅니다."
[김용민 / 더불어민주당 의원 (지난해 8월 /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)]
"저는 개인적으로 (한동훈 장관) 해임건의를 넘어서서 탄핵까지 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."
[김상희 / 더불어민주당 의원 (지난 3월)]
"굴욕적 외교를 한 책임있는 보좌했던 사람들 특히 국회에서 박진 장관을 탄핵하라는 요청을 하셨습니다.
그런데 헌재 결론 중 눈에 띄는 부분이 있습니다.
"행안부 수장으로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"면서도 "이태원 참사는 각 정부 기관이 통합 대응 역량 기르지 못한 결과"라며 이 장관에게 책임을 돌리기 어렵다고 했습니다.
책임 소재가 뚜렷할 때만 탄핵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.
Q. 네. 아는기자였습니다.
김민지 기자 mj@ichannela.com